저는 요즘 유시민 작가가 쓴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란 책을 이-북으로 읽고 있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짬짬이 읽는데, 작가의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문장을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소위 '문과' 출신인 작가가 교양과학서를 읽으면서 과학의 참맛과 의미를 깨달았다는 이야기, 과학이 우리 삶에 커다란 축을 형성하는 거대한 사고 체계임을 절실하게 느꼈다는 이야기 등이 과학 연구 사례와 잘 버무러져 있는 좋은 책입니다. 여러분의 일독을 권합니다.
아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저는 2008년에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란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과학의 여러 연구 결과가 조직 관리, 전략, 마케팅, 인사 등에 주는 시사점이 지대하다는 점을 제 나름의 시각을 담아 쓴 책인데요, 대학 때부터 교양과학서를 즐겨 읽었기에 쓸 수 있었던 책입니다. 시간이 오래 돼 이제는 절판된 아쉬운 책이지만, 제가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중고로는 구할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시면...)
유시민 작가의 책을 읽다 보니 제가 좋아하고 한때는 열독했던 교양과학서 5권을 여러분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다른 영역의 지식체계'를 접했을 때 생각이 깊어지도 생각이 넓어지는 법입니다. 이 다섯 권의 교양과학서를 읽으면서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를 잡기 바랍니다.
가이아 제임스 러브록 저 · 홍욱희 역 갈라파고스 · 2023년 06월 23일(초판 1992년)
가이아 이론은 지구를 '살아있는 하나의 커다란 유기체'로 보는 이론입니다. 지구가 위협에 수동적이고 무력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존재라고 주장하죠.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지금, 지구의 입장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시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생물학자들은 오랫동안 '본성이 먼저다', '아니다, 양육이 훨씬 중요하다'라는 논쟁을 벌였습니다. DNA가 모든 걸 좌우한다는 게 본성 진영의 논리이고, DNA와 상관없이 환경과 교육이 인간의 기질과 성격을 결정짓는다는 게 양육 진영의 논리죠.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둘 다 틀렸다고 말합니다. 그는 본성과 양육의 조화가 '우리'를 만들어 간다는 새로운 주장을 여러 근거를 가지고 설명합니다.
에덴의 용 칼 세이건 저 · 임지원 역 사이언스북스 · 2014년 03월 28일 (1쇄 2006년 08월 11일)
유명한 책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의 또다른 역작입니다. 이 책은 뇌과학에 관한 책인데, 천체 물리학자가 어떻게 뇌과학을? 하는 의문으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우주의 창조부터 시작하여 인간의 뇌가 어떻게 발달 했는지, 인간의 언어 발달, 좌뇌와 우뇌의 발달 등을 특유의 달변으로 재미나게 서술합니다.
링크(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A. L. 바라바시 저 · 강병남 외 역 동아시아 · 2002년 10월 24일
자연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입니다. 구성요소들이 매우 많고 이 구성요소들이 결합하는 방법 또한 매우 많습니다. 네트워크 과학은 복잡한 세계를 전체적으로 통찰하려는 세계관입니다. 네트워크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진화하는지 등을 아주 흥미로운 사례와 함께 읽을 수 있는, 네트워크 과학계의 고전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처드 도킨스보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논리와 문체를 더 좋아합니다.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라는 그의 탁월한 식견에 매료됐었죠. 진화란 무작위적인 다양성 증가에서 벌어지는 현상임을 이해한다면 소위 '고등동물'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진화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면 이 책부터 시작할 것을 추천합니다.
<일이 끊겨서 글을 씁니다>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일이 없어 TV를 보면서 느낀 생각, 하릴없이 유튜브의 바다를 떠다니며 발견한 나름의 통찰, 일이 없어 좀 까칠해지긴 했지만 그 까칠함을 통해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본 이야기, 오래 산 인생은 아니지만 제 삶의 방식과 관점 등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저의 첫 에세이집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인데요, 읽고 싶은 부분을 아무데나 펼쳐서 가볍게 읽기 좋을 겁니다. 한번 읽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