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와 두 번째 원칙은 그러려니 할 텐데, 세 번째 원칙을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전쟁을 숭앙하고 찬양하기 때문은 절대 아닙니다. 잠재의식에 폭력 선호 성향이 자리잡고 있어서도 아닙니다(물론 저도 종종 '욱;하기는 합니다만...). 저는 전쟁 영화에서 경영에 관해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고 보거든요. 지휘관의 리더십은 물론이고, 극한 상황에 처한 병사들의 심리, 그리고 각자의 생존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 등을 엿보는 데 매우 좋은 교과서이기 때문이죠.
네 번째 원칙이 ‘스페이스 오딧세이 SF 영화는 무조건 본다’에는 우주를 향한 깊은 동경이 반영된 것입니다. 좀더 명확히 하자면, 제가 좋아하는 SF 영화는 실제로 있을 법한(물리법칙을 위배하지 않는) 스토리로 구성된 것이어야 하죠. <인터스텔라>나 <미드나잇 스카이>가 그런 류의 영화입니다. <어벤져스>나 <닥터 스트레인지> 같은 판타지 SF는 제가 좋아하는 SF 장르가 아닙니다.
물론 이렇게 네 가지 원칙을 가지고 ‘체’를 쳐도 아무것도 남지 않고 모두 빠져나가 버리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서 ‘에이, 그냥 유튜브나 보자’ 싶을 때가 있긴 하지만, 예전보다는 OTT에 내는 요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컨텐츠를 즐기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뽕을 뽑고’ 있습니다.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문제인 요즘, 이렇게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어서 선택의 시간과 경로를 단축시켜 보세요. 만약 체 눈이 너무 커서 숭숭 빠져나간다면(원칙 적용해도 볼 컨텐츠가 없다면) 새로운 원칙 포트폴리오로 새 체를 마련하면 됩니다.그게 OTT이든 책이든 공연이든, 컨텐츠가 너무 많아서 ‘이것도 봐야겠고 저것도 봐야겠고’ 해서 정작 아무것도 보지 않기로 결정하는 일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