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말입니다. 호감도 차이가 새로운 만남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기존의 멤버들 사이에도 존재한다고 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저 친구는 날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란 생각을 품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는 그다지 싫어하지 않거나 반대로 좋아하는 데도 말이에요. 호감도 차이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팀 내에서 호감도 차이가 크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협조를 구하는 걸 어려워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저 친구는 날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야’란 추측이 강하니까 ‘내가 도와달라고 하면 날 더 싫어하겠지?’라고 지레 겁을 먹고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도와달란 말을 못하죠.
또 ‘저 친구에게 이런 조언을 해 주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조언했다가 무슨 욕을 얻어 먹으려고.’하며 포기하기 때문에 동료 간의 피드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그냥 내가 혼자 하고 말지’라는 생각에 팀원들 간의 시너지도 발생하지 못하죠. 여러분의 크고 작은 조직의 리더라면 구성원들 사이에 호감도 차이가 얼마나 큰가를 살피는 것이 조직문화 개선의 실마리가 될 겁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실제로 타인은 ‘내 생각보다 나를 마음에 들어 합니다’. 적어도 나를 싫어할 가능성은 내 생각보다는 낮습니다.’ 아니면 호불호 자체가 없을 수도 있죠. 물론 일반적으로는 그렇다는 겁니다. 어디에나 밉고 싫은 사람이 있지만요. 타인과 충분한 상호작용을 하기 전에 자신의 호감도를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게 겸손은 아닙니다. ‘남이 날 좋아할까 말까’란 감정보다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진정한 겸손이죠. (끝)
*참고논문
Mastroianni, A. M., Cooney, G., Boothby, E. J., & Reece, A. G. (2021). The liking gap in groups and teams.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62, 109-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