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오히려 가까운 사이일수록 경청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잘 아는 사이이기에 ‘내가 그 마음 잘 알지’라고 말하며 상대방의 감정이나 경험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예단하고 속단하는 거죠.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세요.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털어놓지 않았는데 상대방이 몇 마디만 듣고서 “내가 그 마음 잘 알지.”라고 딱 선을 긋듯 말하면 못다한 말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상대가 다 안다는데 계속 말을 이어가면 불평분자로 인식될까 우려하여 속으로 ‘내가 말을 말지’라며 마음을 닫고 맙니다. 직원과 리더처럼 상하 관계에서는 빛의 속도로 마음의 문이 닫히겠죠.
공감을 잘하는 리더는 ‘내가 그 마음 잘 알지’라고 말하지 않고, 상대방이 겪는 경험이나 사건을 본인이 겪었으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반응’해 줍니다. “정말 짜증스러운 일이었구나.”라고. 그리고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져서 상대방이 더욱 깊은 이야기를 풀어내도록 격려할 줄 알죠. “그래서 어떤 감정이 생기던가요?”라고.
서로 잘 아는 사이라고 해서 상대방의 감정과 경험까지 속속들이 알 수 없습니다. ‘내가 그 마음 잘 알지’는 ‘내가 공감을 잘하지’란 말처럼 속빈 강정일뿐만 아니라 직원들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듭니다. 대화할 때 이것만 염두에 두면 지금보다 공감 능력을 20~30%쯤은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참 쉽죠? (끝)
*참고논문
Savitsky, K., Keysar, B., Epley, N., Carter, T., & Swanson, A. (2011). The closeness-communication bias: Increased egocentrism among friends versus stranger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7(1), 269-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