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전문용어의 과다 사용은 자신감이 낮음을 자신도 모르게 드러내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연구자는 지위가 낮아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과 높은 지위에 있기에 자신감이 높은 상황, 이렇게 두 가지 상황을 설정한 다음에 참가자들이 전문용어를 얼마나 많이 쓰는지 살폈습니다.
그랬더니 상대적 지위가 낮은 조건의 참가자들이 상대적 지위가 높은 조건의 참가자들보다 전문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상대적 지위의 낮음을 전문용어로 보호 받으려는 심리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죠. 상대적 지위가 낮은 사람일수록 ‘그가 나를 어떻게 평가할지’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외부인과 대화할 때 전문용어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 좋습니다. 본인이 상대방보다 지위가 낮다는 것을 은연 중에 표현하는 것이니까요. 또한,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일단 상대방이 이쪽 분야의 지식이 별로 없다는 전제 하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몇 마디 주고 받으면서 상대방의 배경지식이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되면 그에 따라 대화의 수준을 상향해야 좋지 않을까요?
*참고논문
Brown, Z. C., Anicich, E. M., & Galinsky, A. D. (2020). Compensatory conspicuous communication: Low status increases jargon use.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61, 274-2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