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욕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어떤 권력자가 기본적으로 훌륭한 성품과 긍정적인 권력욕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려면, 그가 어떤 과정으로 최종적인 의사결정에 도달하는지를 보면 됩니다.
좋은 권력욕을 지닌 리더는 주변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이고 다양한 관점을 받아들이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결정이 잘못됐을 때는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죠. 자기 결정에 책임을 집니다. 이런 권력자들은 조직, 사회, 공동체, 인류의 거시적 가치를 중요시하고 전체적으로 이익이 되는 변화를 우선하는데, 상당히 희소한 존재들이기에 만약 이들이 눈에 띄면 어떻게든 조직에 붙들어 두도록 애를 써야 합니다. 그들과 친하게 지내야 하고요.
반면 나쁜 권력자는 본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쪽으로 강하게 편향되어 있기에 이 세상을 ‘내가 이기면 상대방은 지는’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합니다. 이게 그들의 사고방식이자 고질적인 버르장머리입니다. 여러분의 팀, 사업부, 회사 전체를 이끄는 리더는 과연 어느 쪽인지 곰곰이 따져 보세요. 그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겠습니까?
조직이 나쁜 권력자를 ‘모시고’ 있으면 각종 사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큰데요, ‘밑의 사람들’의 역량이 특별히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입을 닫는’ 선택을 하기 때문인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로가 폭발한 사건은 어떻게 볼 때 그 원인이 아주 사소했습니다. 원자로의 상황을 윗사람에게 사실대로 보고했다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지만, 실무자는 야단 맞을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입을 닫아 버리고 윗사람의 심기만을 살폈죠. 고작 그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의도가 되돌릴 수 없는 비극을 낳고 말았습니다.
힘을 가진 자는 이런 ‘침묵’이 무엇에서 기인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바로 자기 자신이 침묵의 원인이기 때문이죠. 밑의 사람들을 그리 만든 건 바로 본인입니다. 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는지, 사고의 뒷수습을 왜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구성원들을 강하게 질타하거나 처벌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강압적이고 이기적인 권력욕이 낳은 비극임을 먼저 반성하고 고개를 숙여야 하죠. 그리 하는 것이 최소한의 인간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