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구매자가 그 뒤로 제 문자 메시지를 '읽씹'으로 대했다는 겁니다. 택배로 보내 달라는 메시지에도, 그 워크맨을 원하는 이가 있다는 메시지에도 답이 없었습니다. 개인 간의 중고 거래인데, 저를 의도적으로 잘못을 저지른 전업 판매자로 간주하는 것 같아 불쾌했습니다.
"알겠다", "언제 보내겠다", "오후에 보냈다" 등의 짧은 답장을 하는 게 그리 어려울까 싶었거든요. 돈을 환불 받았으니 본인은 이제 아쉬울 게 없었던 걸까요? 돈 몇 푼 잃는 것보다 제가 무시 당하는 것 같아 더 속이 상했습니다. 얼굴 안 보인다고 매너 없게 행동해도 되는 것인지. 며칠 더 연락이 없으면 괘씸해서라도 경찰에 신고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만드는 것인지.
이렇듯 중고 거래를 하다 보면 내가 속한 그룹 외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지라 '어쩜 이럴 수 있지?'라고 매우 의아한 상황을 자주 경험합니다. 대표적인 중고 거래 사이트인 '당근마켓'도 예외는 아닌데요, 돈 받고 팔기도 뭣한 물건을 '나눔'할 때 특히 그렇습니다. 제 입장에서 황당한 사건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쓸일이 없다고 일주일 후에 반품. 그것도 몰래 문앞에 놔두고.
--> (내마음의 소리) "필요하다고 가져가 놓고서 왜 나한테 버려요? 일주일이나 지나서?"
- 분명 사진상의 물건만 나눔한다고 밝혔는데, 부속품이 없다고 불만을 제기
--> (내마음의 소리) "그러면 정품을 구매하시던가요!"
- 나눔했던 물건을 돈 받고 팔겠다며 며칠 후에 매물로 게시
--> (내마음의 소리) "참 열심히도 사십니다!"
상식으로 판단하면 '해서는 안 될' 비매너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상대방의 입장에서 시뮬레이션하면 바로 매너 없는 행동임을 바로 알아차림에도 불구하고, 비매너인들은 여러 중고 사이트에 출현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상식은 그렇게 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철학자 볼테르의 말이 맞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부디 상식이 중고로 활발히 거래되는 커뮤니티이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