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참가자들은 둘씩 짝을 이루어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는 말을 연구자들로부터 들었습니다. 이때 참가자들은 '총기 소유를 찬성하는 파트너'와 짝을 이룰지, 아니면 '총기 소유에 관해 의견을 말하지 않는 파트너(즉 중립적인 파트너)'와 짝을 이룰지를 선택해야 했어요.
참가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흥미롭게도 총기 소유를 반대하는 참석자들은 중립적인 사람보다는 총기 소유를 찬성하는 사람과 짝을 이루고 싶어 했어요. 왜 그랬을까요? 자기 의견을 밝히지 않는 사람은 솔직하지 못하다, 신뢰하기가 어렵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기 의견과 정반대인 사람을 상대적으로 더 신뢰한다니, 참으로 신기하죠?
중립은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기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진정한 중립은 '옳은 편이 어딘지 끊임없이 판단하는 것'을 뜻합니다. 어느 정치집단이 명백한 잘못을 저질렀거나 반대로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다면 그때마다 엄정한 판단을 내리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진정 중립적인 사람의 자세입니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하는 '중립주의자'들이 타인들로부터 "저 사람의 속을 모르겠어."라는 말을 듣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계적 중립을 지킬수록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중립의 역효과'를 기억하세요. 여러분이 옳다고 판단하는 쪽이 있다면 두려워 말고 그쪽을 편 드세요.
*참고논문
Silver, I., & Shaw, A. (2022). When and why “staying out of it” backfires in moral and political disagreement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151(10), 2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