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을 때 유화책보다는 강경책이 더 자주 등장하는 까닭은 강경책이 문제 해결의 속도와 효과가 크다고 착각하기 때문인데요, 속을 파고 들어가면 리더 자신의 위신과 신뢰감을 보호하려는 심리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신과 신뢰감이 한번 무너지면 권위가 약화되고 권력을 잃고 만다는 사고의 악순환이 머리 속에서 끝없이 순환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단절, 협상 불가, 무리한 억제 등 강경 일변도의 정책에 더욱 천착하게 됩니다.
피지배 계층의 반발을 강경 진압하거나 협상의 기회를 차단하는 것 외에 노출 불안의 심리가 일으키는 악효과는 한번 결정한 사항은 절대 수정하지 않고 밀고 가려는 독단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의사결정이 잘못됐다라는 신호가 곳곳에서 들어와도 이미 실행 중인 계획을 수정하거나 중단하려 들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조직에 반하는 내부의 적으로 규정짓기도 합니다.
노출 불안이 이런 잘못된 행동과 의사결정을 야기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할 수만 있다면 어려운 상황이나 난국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노출 불안 심리를 걷어낸다면 강경책이 아니라 유화책이, 억압보다는 화합이, 일방통보보다는 협상과 설명이 조직(회사, 지자체, 국가 등)의 안정과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할 테니까요. 존 F. 케네디는 "정중함은 나약하기 때문이 아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남들에게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인정 받고자 나약함을 감추지는 않는지, 그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는지 리더는 매순간 스스로를 성찰해야 합니다. 12월 3일, 그 자가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여러분은 다 알 겁니다. 그 짓을 저지른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노출 불안이라는 어두운 심리는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