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아닌 걸 고민하는 두 번째 경우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을 고민이라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유학을 가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한 상황이라고 해보죠. 유학 가고픈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은 충분한 걱정거리이긴 하지만 ‘돈이 없다’라는 조건은 고민의 대상이 아닙니다. 돈의 유무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무슨 일이든 해서 돈을 마련할 수 있을 테니까요. 스스로 벌 수도 있고 부모님의 재력에 의탁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돈을 벌고 싶어도 제 능력으로 잘 안 돼요. 부모님도 저에게 손이나 벌리지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고요. 그러니까 고민이에요.”라고 반박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능력이 없다는 것, 부모님도 돈이 충분치 않다는 것은 위에서 언급했던 ‘확실한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이 역시 고민이 아니죠.
고민이 아닌 걸 고민하는 세 번째 경우는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 혹은 지엽적인 것을 가지고 ‘할까 말까’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예로 들었던 상황,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는 오후에 중요한 미팅을 앞두고 있는데 제대로 된 우산이 없는 상황을 떠올려 보세요. 이 상황에서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바로 그 ‘중요한 미팅’이지 올바른 우산이 없다는 지엽적인 사항이 아닙니다. 중요한 미팅의 결과에 따라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해야 할 시기에 ‘우산이 없어서 어떻게 해’라는 고민은 ‘중요한 미팅에 나가고 싶지 않아’라는 핑계거리입니다.
“그 일을 하고는 싶은데 만약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하지? 그래서 하고 싶지 않아.”라는 식으로 말하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요, 여기에서 ‘이렇게 되면’이라는 말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진짜로 이 사람이 그 일을 하고 싶기는 한 것인지 의심이 드는 때가 있습니다. 목표가 뚜렷하고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면 그런 지엽적인 것들은 그냥 안고 가야 하지 않을까요? 지엽적인 것 때문에 못하겠다는 사람은 목표 달성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고 싶지 않다거나 누가 떡 하니 갖다 줬으면 좋겠다는 심보와 하나도 다를 바 없습니다.
정리해 보죠. 지금 무언가 고민이 있다면, 불확실한 상황을 고민하고 있는지, ‘내가 컨트롤하기 힘든 것’을 고민하고 있는지, 진짜로 중요한 것을 고민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만약 이 세 가지 질문에 ‘아니오’가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은 고민이 아닙니다. 깨끗이 접든지, 아니면 고민도 아닌 것에 머리를 싸맬 시간에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게 생산적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