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I를 폐기하고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가야 할까요? AI를 정답지가 아니라 내 사고의 한계를 부수는 자극제로 활용해야 합니다. AI가 제시하는 답을 무작정 따르기보다 "AI가 어디까지 확장해서 답을 냈는지"에 주목해야 하죠.
예를 들어 "이 세탁기를 효과적으로 광고할 문구(카피)를 뽑아줘"라고 AI에게 질문했다고 가정해 보죠. AI가 제시한 여러 후보들 중에 마음에 드는 하나를 고르려고 하지 마세요. 사람들이 광고 문구를 짜낼 때는 세탁기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주부, 1인가구 등)을 타겟으로 하는데 만약에 AI가 세탁물을 소비하는 사람(가족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광고 문구를 냈다면 "아, 우리가 그런 입장으로 카피를 만들어 본 적이 없구나!"라고 깨달아야 합니다. 이것이 AI를 창의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태도입니다.
말은 쉽지만 이런 태도가 저절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덴렐은 '흡수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흡수 역량이란 타인의 지식을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 사전에 갖추어야 할 기본 지식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AI가 짠 고급 프로그래밍 코드를 받더라도 내가 코딩의 기초를 모르면 그 코드를 내 업무에 맞게 수정하거나 응용할 수 없겠죠. '내가 먼저 충분히 공부해야 AI의 답을 창의적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라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혁신은 '가장 확률 높은 평균값'을 내놓는 AI의 결과물이 아니라, AI가 내놓은 답의 허점을 찾아내거나 그 답을 기초삼아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획득할 수 있는 '흡수 역량'에서 비롯됩니다. 기초지식과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AI 지식을 쌓아올리는 것은 그저 언젠가는 무너질 모래성입니다.
*참고논문
Denrell, J., Luukkonen, J., Chater, N., & Liu, C. (2026). The Need For Absorptive Capacity Alleviates the Free-Rider Problem in Knowledge Production. Available at SSRN 6093866.
주변 동료에게 '유정식의 경영일기' 구독을 추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