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대학 등의 연구자들이 145개 연구, 204개 표본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도 첫인상은 위력을 발휘합니다. 그런데 사람의 첫인상을 만드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경력이나 말의 내용 같은 ‘콘텐츠’가 아니라는 게 이 연구의 시사점입니다. 말투, 표현 방식, 비언어적 행동 등 커뮤니케이션 단서의 영향이 더 컸으니까요. 처음 형성된 인상은 한 달 이상이 지나도 상당 부분 유지됐고 채용, 성과평가, 함께 일하고 싶은지 여부와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성격이 중요하다”는 면접관들의 말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면접관이 실제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형성된 호감과 비호감을 성격이라고 해석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을 ‘똑똑하다’고 평가하고, 자신감 있게 대답하는 사람을 ‘실행력이 있다’고 여기고, 나와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조직문화에 잘 맞는다’고 판단하기 쉽죠. 첫인상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검증되지 않은 첫인상을 ‘증거’로 받아들이니 문제죠.
좋은 채용 시스템은 면접관에게 “사람 보는 눈을 키우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람 보는 눈을 너무 믿지 못하게 여러 장치를 둡니다. 구글이 대표적입니다. 구글은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 뒤 “왠지 마음에 든다”는 느낌으로 판단하는 방식보다 직무와 관련된 동일한 질문을 지원자들에게 제시하고 미리 정한 기준에 따라 답변을 평가하는 구조화 면접을 활용합니다. 구조화 면접의 핵심은 면접관의 직관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직관에 의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이죠.
채용에서 성격을 무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실성, 협업 태도, 적응력, 책임감은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그것들은 느낌이 아니라 행동의 증거로 확인해야 합니다. “좋은 사람 같더라” 대신 “갈등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좋은 면접관은 본인에게 첫인상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의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누군가를 면접할 일이 생긴다면 지원자가 갖춰야 할 기준을 3가지 정도 적고 면접이 끝날 때까지 그 기준을 변경하지 마세요. 그래야 면접 도중에 생겨난 호감 혹은 비호감을 역량 수준으로 합리화하는 일이 줄어들 테니까요. (끝)
*참고논문 및 기사
Yang, J., Swider, B. W., Lu, B., Wang, K., & Harris, T. B. (2026). First impressions at work: A meta-analytic review. Personnel Psychology. doi:10.1111/peps.7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