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연구에서는 실제 리더 359명을 세 차례에 걸쳐 조사했습니다. 이번에는 성격 특성과 권력 및 지위에 대한 욕구를 직접 측정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직원에 대한 신뢰 수준이나 Big Five 성격 특성 등을 통제했음에도 나르시시즘이 강할수록 재택근무에 반대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세 번째 연구에서는 546명의 리더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일시적으로 자기중심성과 자기중요감을 높이도록 유도하자 재택근무에 대한 저항도 커졌죠. 특히 여기에서는 '권력에 대한 욕구'가 중요한 매개 요소였다고 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사무실은 리더가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입니다. 직원이 지시를 받는 모습, 회의실에서 직원들이 자신의 말을 받아 적는 모습, 복도를 지나갈 때 건네는 인사, 즉각적인 보고와 반응을 눈앞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반면 원격근무에서는 이런 신호가 크게 줄어듭니다. 직원은 작은 화상회의 화면에만 있고, 메시지의 답은 몇 분 혹은 몇 시간 뒤에 옵니다. 리더가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누가 무엇을 하는지 확인하기도 어렵습니다.
즉 재택근무는 직원의 자율성을 높이는 반면, 리더가 자신의 권력을 ‘느낄 기회’를 줄입니다. 연구진은 바로 이 점이 나르시시스트 리더가 재택근무를 불편해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말합니다.
그렇기에 업무방식을 결정할 때 리더의 선호와 업무의 필요를 분리해야 합니다. “나는 사람들이 사무실에 있어야 일이 되는 것 같아”라는 느낌은 절대 근거가 아닙니다. 어떤 업무가 대면을 필요로 하는지, 협업과 생산성이 실제로 떨어졌는지, 고객 대응이나 교육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판단해야 합니다.
둘째, 리더의 관리 방식을 점검해야 합니다. 직원이 눈앞에 있어야 안심하는 리더라면 재택근무가 문제라기보다 성과가 아니라 ‘보이는 행동’으로 사람을 관리해 왔다는 것이 문제일지 모르죠. 리더가 직원들을 출근시간,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 즉각적인 응답 대신 목표와 산출물, 책임과 마감으로 관리하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하이브리드 근무를 ‘출근 대 재택’이라는 이분법으로 보지 말아야 합니다. 연구진은 모두가 만나는 '앵커 데이'를 두고, 매일 만나는 것보다 중요한 순간에 밀도 있게 만나며, 직무별로 다른 근무방식을 허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때로는 ‘어디에서 일하느냐’보다 ‘언제 일할 자유가 있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이 연구가 “직원을 출근시키는 리더는 나르시시스트다”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면근무를 선택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는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나르시시즘이 강한 리더일수록 재택근무를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업무 방식을 논의할 때는 이런 질문을 하나 던져 보세요.
“이 결정은 정말 일을 더 잘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내가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기 위한 것인가?” 이 질문은 리더 본인의 '편의를 위한 제도'와 '성과를 위한 제도'를 구별해 줄 겁니다. (끝)
*참고논문
Shandell, M. S., Elliott, C. E., & Grant, A. M. (2026). Worship me at the office altar: Why narcissistic leaders resist remote work.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95, 104496. doi:10.1016/j.obhdp.2026.1044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