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있습니다. 한 명은 음악적 재능이 타고난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부단한 노력을 통해 연주 실력을 높인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둘 중 누구에게 호감이 가나요? 아마도 여러분은 '천재'보다는 '노력가'에게 마음이 간다고 답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노력과 열정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주위사람들로부터 혹은 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인식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만약 두 사람이 연주한 피아노곡을 듣고서 '두 사람 중 누구의 연주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으면, 이번엔 어떻게 답하겠습니까? 이때도 여러분은 '노력가'의 손을 더 많이 들어줄까요? 아마도 여러분 중 상대적으로 많은 수가 '천재'의 연주에 더 높은 점수를 줄 겁니다. 치아-정 셰이(Chia-jung Tsay)가 동료들과 함께 진행한 실험에서처럼 말입니다.
실험참가자들은 완전히 똑같은 곡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천재'가 연주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연주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답했습니다. 미래의 성공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고요. 좀 모순 아닌가요? 사람들은 연주 능력이 좋으려면 타고난 재능보다는 피나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여기면서, 정작 평가를 하라고 하면 재능을 타고난 '천재'에게 높은 평가를 하니까요.
가상의 기업가 두 명의 프레젠테이션 녹음을 듣고 나서 성공 가능성과 능력, 발표 스킬 등을 평가해 달라고 하는 실험에서도 참가자들은 '천재형' 기업가에게 높은 점수를 주었죠. 똑같은 녹음을 듣고서도 말이죠. 참가자들은 '천재형' 기업가에게 투자할 의향을 더 많이 보였습니다. 이런 편향은 '선천적 재능 편향(naturalness bias)'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은 '노력하는 사람이 아름답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타고난 재능이 뛰어난 자에게 실제로는 마음을 준다는, 조금은 씁쓸한 결과인데요, 여러분은 이 '선천적 재능 편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리고 어떻게 활용하거나 보완하면 좋을까요?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Tsay, C. J. (2016). Privileging naturals over strivers: The costs of the naturalness bia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42(1), 40-53.
지난 코로나 기간 동안, 일이 없어 TV를 보면서 느낀 생각, 하릴없이 유튜브의 바다를 떠다니며 발견한 나름의 통찰, 일이 없어 좀 까칠해지긴 했지만 그 까칠함을 통해 사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 본 이야기, 오래 산 인생은 아니지만 제 삶의 방식과 관점 등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저의 첫 에세이집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인데요, 읽고 싶은 부분을 아무데나 펼쳐서 가볍게 읽기 좋을 겁니다. 한번 읽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