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어떤 단어를 제시하고 그게 어느 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지 말하도록 한 실험도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벽돌’이란 단어를 주면 보통은 ‘건축 자재’라는 범주에 속한다고 답하는데, 격식있는 옷을 입을 참가자일수록 ‘벽돌은 가구라는 범주에 속한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알다시피 벽돌이 가구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은 창의력이 높아야 말할 수 있는 대답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요? 과거에 행해진 연구에 따르면 정장을 입으면 사회적 거리감이 느껴져 다가가기 어려운 경향이 있는데요, 이 거리감이 바로 좀더 넓게, 좀더 포괄적으로, 좀더 추상적으로 사고하도록 촉진시킵니다. 캐쥬얼한 옷을 입으면 자신의 개인 생활과 사회 생활이 ‘하나’인 듯 느껴지기에 오히려 상자 밖에서 사고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격식을 차린 옷이 창의력을 증진시킨다’라고 기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보통은 캐쥬얼하게 옷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이었는데, 어쩌다 격식을 차린 옷(비즈니스 캐쥬얼 이상)을 입으면 그 자체로 ‘참신한 경험’이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평소와 다른 옷차림이 창의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 것이지, 격식 차린 옷만 입으면 창의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죠.
여러분이 하는 일이 창의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캐쥬얼한 옷차림에서 오히려 벗어나야 합니다. 캐쥬얼 옷차림이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낡은 고정관념입니다. 캐쥬얼 옷을 매일 입으면 그 자체가 ‘고루한 복장’이 되고 마니까요. 다양한 옷을 입으세요. 어제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출근했다면 오늘은 면접시험에 임할 때처럼 검은 정장에 솔리드한 넥타이를 매어 보는 식으로 말이죠.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