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가 뭔지 아시나요? 빙산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10%도 채 안 되고 거의 대부분이 물 속에 잠겨 있음을 나타낼 때 쓰는 상투적인 문구라고 말할 겁니다. ‘지금 내가 내보이는 실력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아. 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은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빙산의 밑부분처럼 아주 크다’라는 뜻으로 말이죠.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북극 지방을 여행한다고 해보죠. 수면 위에 떠오른 얼음 덩어리를 발견하게 된다면 ‘아, 저게 빙산이구나’ 라고 손가락을 가리키게 될 겁니다. 얼마나 큰 얼음덩어리가 수면 아래에 웅크리고 있는지는 여행자의 눈에 띄지도 않을뿐더러 관심의 대상도 아닐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자신의 잠재력이 크다고 자부심을 가지는 사람을 보면 사실 측은하다는 감정이 듭니다. 왜냐하면 잠재력은 절대 능력이 아니거든요. 빙산의 아래 부분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능력, 다시 말해 자신의 잠재력이 제아무리 크다 해도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건 겉으로 드러나는 그 사람의 능력이지 잠재력이 아닙니기 때문입니다.
잠재력이 크다는 말은 오히려 그 사람의 무능함을 에둘러 이야기하는 것에 지나지 않죠. 능력 있는 사람이란 수면 위로 드러난 능력 자체가 큰 사람이고 물 속에 잠긴 잠재력을 능력으로 바꿀 줄 아는 사람입니다. 잠재력이 큰 사람은 절대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죠.
“자네는 아주 잠재력이 큰 사람이야.” 라는 말을 듣는다면 상대방의 말이 진심이건 아니건 간에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거리겠죠. 하지만 물 속에 잠긴 잠재력의 크기에 만족해 봤자 바뀌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다. 여전히 감추어져 있을 뿐이고, 눈에 보이는 능력의 크기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찰스 다윈은 자신의 사촌이자 지능 신봉자인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보를 제외하고, 인간은 지능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나는 것은 열의와 노력뿐입니다.”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의 잠재력은 큰 차이가 없다. 차이가 나는 것은 열의와 노력을 통해 얻어진 능력이다.”라고요. 잠재력은 절대 나의 능력이 아니라는 걸 새겨보는 하루가 되기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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