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오르면 누구나 기분이 좋아집니다. 여러분도 당연히 그럴 겁니다. 평소에 망설였던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가거나, 장바구니에 담아두기만 했던 물건을 고민 없이 결제할 수 있죠. 하지만 이렇게 좋은 기분은 얼마나 오래 갈까요? 1년? 아니, 3년?
이 질문에 답을 주는 심리학 개념이 있는데요, 바로 ‘헤도닉 트레드밀(Hedonic Treadmill)’, 또는 ‘헤도닉 적응’이라는 심리 현상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어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사건을 겪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원래의 행복 수준으로 되돌아가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트레드밀(러닝 머신)이란 단어가 들어간 이유를 아시겠죠?
이 개념은 심리학자 필립 브릭먼이 제안했는데요, 그는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과 큰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들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놀랍게도, 복권 당첨자는 처음에는 큰 행복감을 느꼈지만 1년 가량 지나가자 그 좋은 감정은 사라져서 원래 수준의 행복감으로 돌아갔다고 해요. 그리고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들 역시 초기의 절망에서 벗어나 차츰 삶의 의미를 회복해 갔습니다. 결국 두 집단 모두 비슷한 수준의 행복감으로 돌아오더랍니다.
사람들은 자주 “돈만 많으면 행복할 텐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물론 소득이 일정 수준까지는 일상적인 만족감을 높여줍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돈이 늘어난다고 해서 행복이 함께 올라가지는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는 어떤 환경이든 곧 익숙해지기 때문이죠. 더 좋은 집, 더 빠른 차, 더 비싼 시계도 처음에는 기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당연한 기준’이 됩니다. ‘나는 응당 이 정도의 연봉을 받아야 되는 사람이야’라고 자신에 관한 기준을 새로 설정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더 나은 무언가를 추구하면서 열심히 달려도 제자리인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속적인 행복을 원한다면 소득이나 소비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 의미를 느끼는 일에 몰입하는 경험, 매사에 감사하는 태도가 장기적인 행복에 훨씬 더 중요합니다.
연봉 인상으로 얻어지는 기쁨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 좋은 감정을 오래 지속하고 싶다면, 소득이 늘어난 만큼 삶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갈지 고민해야 합니다. ‘더 많이’가 아니라 ‘더 깊게’ 사는 삶이 트레드밀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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