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직원들이 불만이 많아도 아무도 고치려 하지 않는 것 역시 신성한 소입니다. 그렇기에 여럿이 모인 자리나 일대일 면담 혹은 설문조사 등을 통해서 이렇게 물어 보세요. “우리 조직에서 가장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제도는 무엇인가요?”. “건드리면 곤란하다는 인식 때문에 바뀌지 않는 관행은 어떤 게 있나요?” 그런 다음 “그렇다면 그것은 왜 아무도 바꾸려 하지 않나요?”라고 추가 질문을 던져서 신성한 소인지를 확인하세요.
또한, 특정인의 이름이 자주 언급되는 제도나 시스템, 관행에 주목하세요. “○○○ 사장님이 만든 거예요”, “○○○ 이사님이 그걸 아주 중요하게 관리합니다”라는 말이 들리면 이는 그 제도, 시스템, 관행이 윗사람의 권위로 보호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직에 새로 들어온 직원(신입사원, 경력사원)의 관점을 알아보세요. 조직의 관행에 물들지 않은 이들이 신성한 소를 가장 빨리 알아차릴 수 있거든요. 그들에게 “가장 어색하거나 납득되지 않았던 제도는 무엇인가요?” “이건 도대체 왜 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관행이 있나요?”
넷플릭스가 ‘잡은’ 대표적인 신성한 소가 바로 ‘연차 승인 제도’였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직원들은 팀장에게 승인을 받아야 연차를 쓸 수 있는데요, 넷플릭스는 “왜 그래야 하는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연차 휴가는 직원에게 이미 주어진 것인데, 왜 일일이 승인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냐는 이유였죠.
그래서 넷플릭스는 ‘무제한 자율 휴가’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처음에는 기강이 해이해질 거라는 우려가 있었는데요, 결과는 아주 긍정적이었습니다. 직원들은 스스로 일정과 성과에 책임을 지며, 진정한 의미의 자율성과 몰입을 보여주었거든요. 이런 노력으로 넷플릭스는 ‘관리 중심 문화’라는 신성한 소를 제거함으로써 ‘책임 기반의 자율 문화’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신성한 소는 과거에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입니다. 그것이 지금도 유효한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세요. 혁신은 어쩌면 쉽습니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것을 바꾸는 것에서 혁신이 시작되니까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