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는 어떤 사람은 1시간 거리의 미팅이 있다면 정확히 1시간 전에 출발하더군요. “낭비되는 시간이 없어서 좋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시간관리는 겉보기에는 효율적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리스크가 있습니다.
1분이라도 늦으면 지각이고, 갑작스러운 교통 체증이나 주차 문제 같은 변수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으니까요. 여유 없이 도착하면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울 테니 제대로 미팅을 시작할 수 있겠습니까? ‘정시에 도착했다’게 과연 뿌듯해 할 일일까요? 중요한 건 미팅의 질입니다. 그리고 미팅이 질이 상대를 위한 배려입니다. 준비된 마음과 안정된 호흡으로 시작한 대화가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시간 거리라면 2시간 전에 출발합니다. 도착 후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고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머리를 정리하죠. 말 그대로 ‘숨을 고르는 시간’을 확보합니다. 저는 이 시간이야말로 미팅의 성패와 질을 가르는 중요한, 일종의 의식이라고 봅니다.
이런 시간관리 방식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습관입니다. 그들이 버리는 시간 하나 없이 일분 일초를 쪼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닐 거라는 짐작은 틀렸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입니다.
오프라는 방송 촬영이나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 반드시 일정보다 최소 30분 이상 일찍 현장에 도착합니다. 도착 후에는 조용히 스튜디오를 둘러보고, 공간의 분위기를 읽으며 자신의 감정과 에너지를 정돈하는 시간을 갖죠. 그녀는 이것을 “에너지 정렬(Energy Alignment)”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행동을 비효율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이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이 공간을 컨트롤한다’는 심리적 안정과 존재감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렇게 여유시간을 가지며 행동하는 사람들일수록 남들에게 ‘프로답다’는 인상을 줍니다. 급하게 도착해 헐레벌떡 시작하는 사람과, 미리 도착해 준비된 태도로 미팅을 리드하는 사람. 둘 중 누구에게 더 신뢰가 갈까요? 당연히 후자겠죠.
시간을 알차게 쓰는 법은 단순히 ‘낭비 없이 채우는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할 여유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시간관리의 진짜 고수입니다. 속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성과가 중요하니까요.
다음 미팅이 있다면 일부러 30분 혹은 1시간일찍 도착해 보세요. 천천히 커피를 마시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사고를 가다듬어 보길 바랍니다. 이 작은 습관이 좋은 성과를 이끄는 촉매가 될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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