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롭게도 '중요한 결정을 혼자서 내리는 경향'은 집단적 의사결정 전통이 강한 공동체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에콰도르와 페루의 원주민 마을 사람들 중 72%가 혼자서 결정하는 방식을 선호했으니까요.
왜 사람들은 중요한 결정을 혼자 내리려 할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에게 '조언 과소평가 편향(advice-discounting bias)'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다른 사람의 조언보다 훨씬 더 생생하고 신뢰할 만하다고 느낍니다. 내 머릿속 정보는 구체적이고 풍부한 반면, 다른 사람의 조언은 추상적이고 피상적으로 다가오죠. 여기에 '자율성 욕구'도 작용합니다. 혼자 결정했다는 것만으로 만족감을 불러 일으키니까요.
혼자서 내린 결정이라 해도 그 결과가 좋으면 문제 없겠지만, 실험을 해보니 타인의 조언을 구한 사람들이 혼자 결정한 사람들보다 자신의 결정에 더 만족했다고 합니다. 이는 타인의 조언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최근에 여러분이 중요한 결정을 내린 적이 있다면 어떻게 그 결정에 이르렀는지 되돌아 보세요.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았거나 조언을 받았다 해도 한켠에 밀쳐두고 여러분이 혼자 결정 내리지는 않았나요? 지금 그 결정에 얼마나 만족하나요?
의사결정능력은 혼자 고민해서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에 달려있지 않습니다. 올바른 사람들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져 올바른 대답을 얻는 지혜에서 여러분의 의사결정능력이 커진다는 것을 상기하기 바랍니다. (끝)
*참고논문
Grossmann, I., et al. (2025). Decision-making preferences for intuition, deliberation, friends or crowds in independent and interdependent societie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92, 2025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