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놀라운 사실은 초보자가 많은 팀은 어제자 칼럼에서 소개한 '대규모 팀의 문제'마저 극복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팀은 파괴적 혁신 능력이 떨어지지만, 초보자 비율이 높으면 큰 팀도 작은 팀만큼 혁신적이라는 게 연구팀의 결론입니다.
왜 초보자가 많을수록 혁신적일까요? 초보자가 많은 팀은 더 넓고 비정통적인 선행 연구를 인용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모두가 인용하는 유명한 논문이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연구들을 찾아내 새롭게 조합한다는 것이죠.
경험 많은 전문가는 이 방대한 지식을 모두 익혔지만, 바로 그 때문에 기존의 패러다임에 갇혀서 '인지적 경직(cognitive entrenchment)' 상태에 빠집니다. "원래 그렇게 하는 거야", "그건 안 될 거야, 전에 해봤어"라는 말을 입밖에 내뱉는다는 것이 바로 인지적으로 경직됐다는 증거입니다.
반면 초보자는 경험 많은 자가 짊어진 '지식의 짐(burden of knowledge)'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기존의 지식과 관행을 모르니 "왜 이렇게 해야 하나요?"라고 순진한 얼굴로 물어봅니다. 또한, 예산 걱정이나 행정 업무 같은 것들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기에 과감한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초보자가 많은 팀일수록 파괴적 혁신이 가능한 이유인데요, 다만 연구팀은 초보자를 무작정 포함시키기보다는 초기 경력자나 파괴적 실적을 가진 시니어와 함께 팀을 구성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합니다.
역설적이게도 혁신은 더 많은 것을 아는 것이 아니라 '덜 아는 것'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앞으로 어떤 주제든 혁신 프로젝트를 발족시키려면 '완전 신입사원들'을 팀에 포함하세요. 그리고 그들의 시각을 경험자들의 노하우와 결합시키세요. 신입사원들이 의견을 내면 "잘 모르면 그냥 시키는 일이나 하라"고 일축하지 마세요. 그들이 순진한 얼굴로 "왜 그래야 하는데요?"라고 묻는 것이 여러분의 조직을 바꿀 겁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