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무의식적으로 신체의 어느 부위에 손이 가는지 관찰해 본 적 있나요? 어떤 사람은 관자놀이를 짚으며 "논리적으로 따져보자"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가슴에 손을 얹으며 고민하는데요, 여러분은 진짜 자아(Self)가 어디에 존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뉴사이언티스트(New Scientist)>에 실린 데이비드 롭슨(David Robson)의 칼럼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자아가 '머리'에 있다고 느끼는 그룹과 '가슴'에 있다고 느끼는 그룹으로 크게 나뉜다고 합니다. 자아가 '머리'에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지성, 논리, 독립성을 중시합니다. 감정은 배제해야 할 노이즈로 여기고 철저히 데이터, 팩트, 효율성을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죠. 그래서 이들은 객관적인 문제 해결에는 매우 뛰어나지만 타인과의 정서적 교감에 어려움을 종종 겪기도 합니다. 동료들로부터 '기계적이다',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 '냉혹하다'는 평가를 받기 쉽죠.
반면 자아가 '가슴'에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감정, 대인 관계, 공감과 도덕성을 우선시합니다. 어떤 결정이 사람들에게 미칠 정서적 파장을 먼저 고려하는데요, 아무리 이익이 되는 결정이라도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준다면 그 결정을 주저하거나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팀의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고 헌신적인 팀워크를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데요, 하지만 타인의 감정에 지나치게 동화되어 쉽게 번아웃에 빠지거나, 누군가에게 쓴소리(피드백)를 해야 할 때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죠.
중요한 점은, 태어날 때부터 어느 한 가지 유형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훈련을 통해 자아의 위치를 '머리'에서 '가슴'으로, 또는 그 반대로 의도적으로 이동시키는 연습을 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의사결정 능력과 인간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롭슨은 말합니다.
분석적이고 냉정한 비즈니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예를 들어 회사의 생존을 위해 예산을 대폭 삭감하거나 부서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죠. 만약 여러분이 '가슴파'라면 누군가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다는 죄책감에 압도되어 결정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눈을 감고 자신의 자아와 의식을 의도적으로 '머리(뇌)'로 끌어올리는 상상을 해보세요. 오직 팩트와 장기적인 이익이라는 현실에 집중하여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엔 반대의 상황, 팀원이 번아웃에 빠져 면담을 요청해 온 상황이라고 해 보세요. 여러분이 '머리파'라면 팀원의 업무 패턴을 분석해서 "시간 관리를 이렇게 개선해 봐"라는 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려 하겠죠. 하지만 여러분의 모습을 보고 팀원은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릴 겁니다. 이럴 때는 '가슴파'가 되어야 합니다. 물리적으로 가슴에 의식을 집중해 보세요. 충고하고 싶은 욕구를 누를 수 있고 공감과 경청하는 모습을 상대에게 보일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자아는 상황에 따라 머리와 가슴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성향을 고집하기보다 상황이 요구하는 쪽으로 여러분의 무게중심, 즉 자아를 이동시킬 줄 아는 유연성을 가지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