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확실성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혁신을 외치면서도 무의식적으로는 익숙하고 안전한 아이디어를 선호하죠. 이를 '새로움에 대한 회피(Novelty-averse evaluation)' 편향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AI가 논리 정연한 문장으로 "이 아이디어는 이러저러해서 안 됩니다"라고 이유를 써주면, 심사자들은 속으로 안도를 하겠죠. 스스로 골치 아프게 고민하거나 나중에 책임질 필요 없이 혁신적인(하지만 위험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기각할 면죄부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AI는 혁신의 싹을 자르는 합리화 도구로 전락하고 맙니다.
혹시 이러지는 않나요? 팀원들의 아이디어나 제안서를 검토할 때 시간 부족을 핑계로 AI에게 요약과 평가를 맡기는 리더들이 많은데요, AI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하면 리더는 그 아이디어를 기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진짜 혁신적인 기회는 고객이 아직 말로 표현하지 못한 결핍, 즉 표현 가능성의 간극(Articulability gap) 너머에 존재하는데 말입니다.
과거의 정답만을 학습한 AI에게 미래를 맡긴 대가는 '영원한 평범함'입니다. 혁신은 본래 불확실성을 끌어안는 데서 출발합니다. 흠잡을 데 없이 매끄러운 AI의 보고서는 우리의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키는 가장 달콤한 독입니다. AI는 아직 언어화되지 않은 현장의 숨겨진 니즈를 포착할 수 없기에 AI로는 진정한 혁신은 결코 일어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뇌를 괴롭히며 불확실성과 씨름하는 사람만이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승자가 됩니다. (끝)
*참고논문
De Freitas, J., Israeli, A., Nave, G., Timoshenko, A., & Toubia, O. (2026). Innovating with Generative AI: A Human Bottleneck Framework. Working 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