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훌륭한 리더는 신중하고 신뢰할 수 있는 완벽한 근거가 있을 때만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것이 신중함이자 리더십의 미덕이라 믿나요? 여러분이 이런 믿음을 가졌다면 이제부터 '완벽한 확신'을 기다리는 것은 가장 치명적인 함정이라는 점을 유의하기 바랍니다.
변동성이 크고 복잡한 시장 환경에서 100% 확신을 줄 수 있는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검증하는 사이, 시장의 조건은 이미 변해버리고 경쟁사는 앞서 나가죠. 그렇기에 뛰어난 리더는 '완벽한 증거'를 요구하는 대신 '행동에 필요한 최소한의 증거 임계값(Evidence Threshold)'을 설정하고, 틀려도 되돌릴 수 있는 결정(Revertible Bets)을 빠르게 내리는 사람입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Waymo)를 예로 들어보죠. 자율주행차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에 "100% 완벽하게 안전하다"는 증거를 요구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고 확률 0%라는 완벽한 확신을 기다린다면 자율주행 서비스는 영원히 출시될 수 없습니다.
웨이모는 완벽한 증거 대신 '인간 운전자보다 94% 이상 심각한 부상 사고율이 낮다'는 2억 2천만 마일의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증거 임계값'을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도로에 차량을 상용 배치한 다음 끊임없이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하며 알고리즘을 수정해 나가는 '업데이트 루프'를 작동시키고 있습니다. 완벽함이 아닌 '정당화할 수 있는 기준'으로 먼저 움직인 것이죠.
개인 관점에서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됩니다. 신규 프로젝트 기획서를 작성할 때 "이 아이디어가 100% 성공할까?"라는 질문에 사로잡혀 몇 주째 시장 조사 데이터만 모은다면 곤란합니다. "이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당장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는 무엇인가?"를 물어야 하죠. 핵심 가설을 검증할 수 있는 2쪽짜리 초안을 하루 만에 작성해 팀원들에게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게 효과적입니다. 이 기획은 언제든 수정할 수 있는 '되돌릴 수 있는 베팅'이기 때문에 실패의 부담이 적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여러분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까요? '이것이 확실히 성공할 것인가?'라는 무의미한 질문을 그만하고 다음의 4가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 현명합니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증거는 얼마나 강력한가?
이 결정이 가져올 긍정적/부정적 영향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우리의 생각을 바꿀 단 하나의 새로운 정보는 무엇인가?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동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들은 완벽한 정답 찾기가 아니라 현재 증거가 정당화하는 최선의 행동으로 논의의 중심을 옮겨줍니다.
의사결정의 핵심은 '틀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틀렸을 때 빠르게 바로잡을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완벽한 지도를 기다리느라 멈춰 서 있는 사람보다, 조악한 약도 하나를 들고 발을 내딛으며 길을 수정해 나가는 사람이 결국 목적지에 먼저 도착한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