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여러분을 불러 이렇게 말합니다. "김 차장, 이번 달부터 A팀장(관리자)을 맡아주면 좋겠어."라고 말이죠. 여러분은 기분이 어떨 것 같습니다. 기쁠까요, 아니면 난감한 마음이 들까요?
예전에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조직에서 승진하여 관리자가 되고 결국은 임원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타기'를 꿈꿨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다릅니다. 젊은 직원들은 관리자가 되기를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이처럼 모두가 기피하려는 관리자의 역할은 요즘같은 AI 시대에 조직에서 가장 중요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리가 됩니다.
여러분 조직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현재 수많은 조직 내 리더십 파이프라인에 심각한 공백이 생기고 있습니다. 일명 'MZ세대' 직원들이 관리자 승진에 'No Thanks(사양합니다)'를 외치기 때문인데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들은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현재의 관리자들이 겪는 만성 번아웃을 옆에서 목격했습니다. 위에서는 실적 압박이 내려오고, 아래에서는 가치관이 전혀 다른 세대의 불만을 조율해야 하는 '동네북' 혹은 '샌드위치' 신세를 보면서 MZ세대들은 관리자 타이틀에 아무런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사회적 지위(직위 타이틀) 상승과 급여 인상만으로는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메신저 확인, 끝없는 회의, 피 말리는 행정 업무의 무게를 보상받을 수 없다고 여기죠. 어떤 면에서 이는 매우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한편, "어차피 AI가 고도화되면 관리자라는 직책부터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라는 통념이 존재합니다. AI가 구성원의 성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개개인의 역량에 맞춰 업무를 할당하며, 진척도 관리까지 완벽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우려도 관리자 역할을 마다하는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이는 '관리 업무(Task management)'와 '사람 관리(People management)'를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AI 시대에 관리자의 본질적인 역할은 오히려 조직의 가장 핵심자산이 됩니다. AI 도입 후, 관리자들은 기계적인 서류 작업에서 해방되어 '라이프 코치'로 변신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합니다. AI가 다루는 데이터 이면에 숨겨진 직원의 심리적 불안을 달래고 개인의 장기적인 커리어 성장을 돕는 1대1 코칭은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이죠. AI 알고리즘이 감싸주지 못하는 '인간적인 유대감'을 관리자들이 채워져야 합니다.
AI시대의 관리자는 '업무 통제자'가 아니라 직원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대체 불가능한 인간적 구심점'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기피의 대상이었던 3D 업종 같은 관리자 자리가, 앞으로는 가장 고도의 공감 능력과 인간에 대한 철학을 요구하는 프리미엄 역할로 바뀌어야 하죠.
관리자를 기피한다고 직원들을 나무라기 전에 이렇게 관리자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젊은 직원들에게 올바르게 인식시킨다면 관리자를 기피하는 분위기는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경영진과 직원 모두 관리자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할 시점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