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는 200명의 학생들에게 5달러 짜리 스타벅스 카드를 주고서는 그 주 안에 타인에게 선물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절반의 카드에는 ‘이 카드는 받는 사람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라는 뜻의 메시지가, 나머지 절반의 카드에는 ‘이 카드는 받는 사람의 돈을 아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란 메시지가 쓰여 있었죠.
나중에 설문을 돌려보니, 돈을 아끼는 용도의 카드를 받은 사람들이 시간을 아끼는 용도의 카드를 받은 사람들보다 부끄러움, 당황스러움, 죄책감 등 부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물을 주고픈 상대방이 돈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해서 ‘돈을 아낄 수 있다’란 의미의 선물을 주는 것은 선물을 받고난 후 상대방의 감정이 어떨지 상상하지 못하는 것, 즉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일 겁니다. 오로지 자신의 관점(“돈이 부족하니까 이 선물이 유용할 거야”)만을 우선했으니까 말이죠.
선물의 예의란, 그 선물을 받고 나서 상대방이 어떤 느낌을 가질지 ‘입장 바꿔’ 생각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시혜를 베푸는 듯 선물하는 것은 상대방의 감정일랑 아랑곳하지 않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아닐까요?
*참고논문
Lee-Yoon, A., Donnelly, G., & Whillans, A. V. Overcoming Resource Scarcity: Consumers’ Response to Gifts Intending to Save Time and M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