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컵만을 본 학생들은 평균 1.66달러를 내겠다고 말했으나 작은 컵만을 본 학생들은 평균 2.26달러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두 아이스크림을 함께 보며 비교할 때는 아이스크림 양에 따라 가격을 적절하게 정했지만, 둘 중 하나만의 가격을 독립적으로 매길 때는 남은 공간 없이 아이스크림이 가득 담겨져 있는가라는 느낌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큰 컵에 존재라는 '빈 공간'이 가치를 절하시키는 효과를 일으킨 겁니다.
이 간단한 실험은 우리에게 한 가지 시사점을 줍니다. 즉, 상대방으로부터 가치를 정당하게(혹은 실제보다 더 크게) 인정 받으려면 '컵의 빈공간'을 인식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이 시사점은 직원의 역량과 성과를 평가할 때에도 적용됩니다. 아이스크림 실험의 큰 컵처럼 잠재력이 크지만 실제로 드러내는 역량과 업적이 그 잠재력에 미치지 못하는 직원이 있다면, 여러분은 그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할지 모릅니다. 잠재력이 크다는 믿음을 남들에게 주는 직원에게 실제 받아야 할 평가점수보다 박하게 줄 가능성이 있죠.
반대로, 기대하지 않았던 직원이 놀랄 만한 성과를 이번에 나타냈다면(작은 컵에 넘치도록 담긴 아이스크림처럼) 그 자체가 '기특하고 기쁜' 일이라 평가를 후하게 줄지도 모릅니다. 절대적으로 보면 전자의 직원이 후자의 직원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나타냈더라도 말입니다.
평가의 객관성은 과연 달성 가능한 일일까요? 잠재력이 크면 역량이 뛰어난 직원이 평가절하되고, 잠재력이 낮은데도 역량이 보통인 직원이 평가절상될 수 있음은 객관적 평가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또 하나의 증거입니다.
(덧글)
그런데 말입니다. 여러분은 큰 컵이 돼야 할까요, 아니면 작은 컵이어야 할까요?
*참고논문
Hsee, C. K. (1998). Less is better: When low‐value options are valued more highly than high‐value options. Journal of Behavioral Decision Making, 11(2), 107-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