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모르면 문제 해결에 나서지 말라'고 일갈합니다. '빵꾸'가 난 상황을 보면서 각자가 '이렇게 해보자, 저렇게 해보자'라며 아이디어를 내봤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거든요. 운전께나 해본 사람이나 과거에 타이어 펑크를 경험한 이들이 아무리 조언한들 운전 기사를 향한 '배 놔라, 감 놔라' 식의 조언에 불과합니다.
혹은 옆에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아닌 것 같은데...여기에서 이렇게 고립되면 어쩌지' 라고 줄곧 끌탕을 한다면 운전 기사는 수리에 집중하지 못하겠죠. 화를 내지 않으면 다행일 겁니다. 모르면 멀찌감치 빠져서 입을 닫는 것이, 아니 그 시간에 다른 유익한 활동을 하는 것이 운전 기사를 돕는 일이고 빨리 펑크를 수리하는 방법입니다. 박문호 박사는 탐사단을 인솔했던 여러 번의 경험으로 이를 절감했던 겁니다.
코끼리의 몸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이런 질문을 들으면 아마도 여러분은 코끼리의 몸무게를 바로 추측하기 시작할 겁니다. 모르면서 말이죠. '1톤은 넘겠지? 아냐, 웬만한 트럭 크기는 되니까 5톤 가량일거야.'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처럼 모르는 것도 열심히 '머리를 굴리면' 답을 맞출 거라고 착각하는 게 우리의 습성이라고 해요. 인간의 머리가 뛰어나다 보니 알지 못하는 것도 알아낼 수 있다고 과신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타이어 펑크를 해결하는 일도 머리를 맞대고 소위 '팀워크'를 발휘하면 바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협력'을 지나치게 과신하곤 합니다. 해당 분야나 기술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아무리 협력해 봤자 문제가 해결되기 만무합니다. 이상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면 다행이죠. 이걸 꼬집는 속담이 바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가 아닐까요?
팀워크는 팀원들이 문제에 '다같이 달라 붙어서 다같이 해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식의 팀워크는 축구공만 보면서 몰려 다니는 동네 축구일 뿐이죠. 문제가 생기면 그걸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해결할 줄 아는 이가 문제 해결을 주도하도록 하는 게 먼저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이러쿵저러쿵 훈수 둘 생각은 말고 입을 닫아야 합니다. 그가 도와 달라고 할 때만 기꺼이 도와줘야 합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질 줄 아는, 시쳇말로 '낄끼빠빠'의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 것이죠.
저는 적어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이런 행동과 마인드가 좋은 팀워크의 비결이라고 봅니다. 리더라면 이런 식으로 팀워크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다같이 달라붙어서 다같이 해결하는 협력이 능사는 아닙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