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정의는 탈권위주의의 본질을 매우 직관적으로 요약합니다. 즉, 상대의 이견을 받아들이는 능력, 다른 의견이 나의 권위나 인격을 흔드는 위협이 아니라, 함께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임을 아는 태도가 바로 탈권위주의입니다. 이렇게 보면, 탈권위주의는 리더가 됐든 직원이 됐든, 모든 구성원이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리더에게만 요구되는 자세가 아니죠.
탈권위주의를 오래 전부터 실천한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입니다. 링컨은 1860년 대선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라이벌들을 일부러 내각에 기용했습니다. '팀 오브 라이벌스(Team of Rivals)'라는 말 그대로, 자신을 반대하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인물들과 함께 나라를 이끌었죠.
링컨은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 재무장관 새먼 체이스, 전쟁장관 에드윈 스탠턴 등 강한 개성과 의견을 가진 인물들과 함께 일했는데요, 이들은 자주 링컨과 충돌했고, 때로는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링컨은 그들의 의견을 기분 나빠하지 않고 경청했습니다. 실제로 스탠턴이 링컨의 전쟁 전략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을 때도 그는 스탠턴을 해임하지 않고 오히려 그의 전략을 수용함으로써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링컨의 이러한 태도는 단지 관용의 자세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견해가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선택지를 만들기 위해 다른 의견을 환영했던 사람이었죠. 그는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니다”라는 철학을 실제 정치의 영역에서 구현한 리더입니다.
이러한 링컨의 리더십은 곽 교수의 말처럼, ‘다른 의견을 들어도 인격이 모욕 당했다고 여기지 않는 것’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경력이든 학력이든 직급이든, 자신에게 권위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다른 의견을 접하는 순간 분노를 폭발시킵니다. 이런 측면에서 하버드 졸업을 훈장으로 삼는 이준석 의원은 권위주의로 똘똘 뭉친 ‘젊은 꼰대’라는 게 제 평가입니다.
나보다 연차가 낮은 사람, 경험이 적은 사람, 학력이 좀 떨어지는 사람의 다른 의견을 들을 때 그게 ‘나의 인격을 모독하거나 공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즉각 떠올리는 연습을 해 보세요. 그래야 열린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탈권위주의의 품격 있는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든 간에. (끝)
*참고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W8Ha7rdFj0w&t=4724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