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질문은 “과거에 갈등 상황에 처했을 때 그 갈등을 어떻게 해결했는가?”란 질문입니다. 보통은 “제가 그때 미처 감안하지 못했던 게 있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좀더 헤아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말을 경청했죠.”라고 대답하기 마련인데, 나르시시스트들은 이렇게 답한다고 합니다. “제가 워낙 일을 잘해서 동료들의 시기 질투가 많았습니다.”, “갈등의 원인은 바로 그 사람이 저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입니다.” 이렇게 나르시시스트들은 갈등과 문제의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는다고 합니다.
또 이렇게도 질문해 보세요. “조직 내에서 인정 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나르시시스트들은 “제 능력을 알아봐 주지 않는 조직에게 문제가 있는 거죠. 저는 늘 최선을 다하는데 그걸 모른다면, 어쩔 수 없죠. 제가 떠날 수밖에요.”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보통은 “상사와 면담을 해서 문제를 풀어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데 말이죠.
나르시시스트들은 “본인의 약점이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약점이 별로 없다고 말하거나 약점인 척하면서 강점을 드러내는 답변을 합니다. “저는 너무 완벽을 추구해서 문제에요. 이게 약점이죠.”, “하나에 집중하면 주변을 신경쓰지 못하는 게 약점입니다.”라는 식으로.
이 3가지 질문만으로 나르시시스트 여부를 100퍼센트 판별할 수는 없겠지만, 약간의 변화를 주면서 반복적으로 질문한다든지, 여러 면접관들이 1대1로 만나 비슷한 질문을 해본다든지 하면 판별 정확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면접 기록에서 공통적으로 공감능력 부족, 책임 회피, 과도한 자기 확신이 강하게 드러난다면 “이 사람은 나르시시스트다.”라는 ‘빼박’ 증거가 되겠죠.
나르시시스트를 면접 과정에서 모두 배제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나르시시스트를 뽑아야 할 때도 있겠죠. 나르시시스트인지 아닌지를 미리 판별할 수 있다면 설령 필요에 의해 그들을 뽑아야 했더라도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을 겁니다. 가능한 한 그들을 팀워크가 요구되는 업무에 투입하기보다 단독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자리에 배치해야겠죠.
이미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나 지인들에게도 위의 3가지 질문을 던져 볼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상상으로 말입니다. 그러면 ‘아하~!’하는 탄성이 여러분도 모르게 터져 나올 겁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끝)
*참고논문
Chatterjee, A., & Hambrick, D. C. (2007). It's all about me: Narcissistic chief executive officers and their effects on company strategy and performance.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52(3), 351-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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