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두 친구가 함께 아파트를 빌려 살기로 했습니다. 방은 두 개였고 월세는 100만원이었죠. 그중 한 명이 조금 더 큰 방을 쓰기로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더 큰 방을 쓰니까 10만원 더 낼게.”
문제는 이 짧은 말 한마디를 두 사람이 전혀 다르게 해석했다는 데 있었습니다. 한쪽은 자신이 55만원, 친구가 45만원을 내는 것으로 이야기한 반면, 친구는 자신이 60만원을 내고 상대가 40만원만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10만원 더 낼게’라는 표현을 두고 전혀 다른 계산이 나와 버렸죠.
사소해 보이는 말 한 마디가 억울함과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한쪽은 “내가 왜 20만원을 더 내야 하냐”고 따지고, 다른 쪽은 “네가 처음에 10만원 더 낸다고 했으니 네가 60만원 내는 것이 맞다”고 맞받아쳤습니다. 빈정이 상한 둘은 오래된 우정에 금을 그을 뻔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맞고 누가 틀리냐가 아니라 ‘10만원 더 낼게’라는 일상적인 표현이 서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애초에 이 제안을 한 사람은 자신이 의도한 계산 방식을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고, 그 말을 들은 사람은 확인하지 않고 자기 식으로 이해했다는 점이죠.
우리는 종종 “말 안 해도 알겠지”라고 넘어가곤 합니다. 상대에게 일일이 설명하면 괜히 계산적이거나 속 좁아 보일까 주저하기도 하죠. 하지만 돈과 관련된 문제는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반드시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작은 금액이 오해를 낳고, 그 오해가 쌓이면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때문이죠.
“동업은 깨지기 마련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실제로 동업 관계가 무너지는 경우를 보면, 처음부터 보상이나 비용 분담의 기준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 합의를 철저히 해두면 괜찮았을 터인데, ‘친구 사이에 뭐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으로 덮어 두다가 결국 되돌리기 힘든 갈등으로 악화되죠.
모든 관계를 돈처럼 계산하라는 말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돈과 관련된 일’에서는 오해의 여지를 남기지 말아야 합니다. 상대가 상식적으로 다르게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반드시 수치를 명확히 말하고 서로 확인하세요. 몇 천 원에도 빈정이 상하고, 몇 만 원 때문에 오랜 우정이 깨지기도 하는 게 인간 아니겠습니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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