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롭게도 맨 아래의 소프트 스킬이 그저 ‘보조 능력’이 아니라 경력 전반을 가르는 분수령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기초 소프트 스킬을 잘 갖춘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임금이 더 빠르게 상승하고, 더 많은 직무 기회를 얻고,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도 적응이 훨씬 수월하다는 게 연구의 결과입니다. 초기에는 비슷해 보이던 커리어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벌어지는 이유가 바로 소프트 스킬에 있다는 것이죠.
과거에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냐 못하냐는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얼마나 세련되게 만드는지가 핵심이어서 디자인과 편집 같은 하드 스킬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AI가 몇 초 만에 멋진 자료를 만들어 주죠. 결국 참석자들을 이해하고 설득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 즉 소프트 스킬이 프레젠테이션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도구를 잘 다루는 하드 스킬”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소프트 스킬”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입니다.
이 연구에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대체로 30세 전후까지가 소프트 스킬을 가장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시기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 시기를 놓쳤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훈련을 하면 되니까요. 책을 읽고, 토론하고, 낯선 환경에 도전하고, 동료와 상사의 피드백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소프트 스킬을 증진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요즘 AI 도구 사용법을 익히느라 분주합니다. ChatGPT는 물론이고 Gemini, NotebookLM, GEMS, N8N, Make… 왜 이렇게 많은지 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도구들도 언젠가는 사라지고, 새로운 기술이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할 겁니다. 그렇기에 AI 도구 사용법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결과를 평가하는 비판적 사고, 함께 일하는 의사소통 능력, 차별화된 가치를 더하는 창의적 사고, 변화에 대응하는 적응력, 그리고 올바른 선택을 위한 윤리적 판단. 이런 소프트 스킬을 기본기로 갖추고 있다면 어떤 새로운 도구가 등장해도 금세 따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기술(하드 스킬)은 시대의 파도이고, 소프트 스킬은 서퍼의 균형감각입니다. 파도는 늘 변하지만, 균형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어떤 파도도 두렵지 않겠죠? 여러분의 소프트 스킬은 현재 어떤 수준인지,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기 바랍니다. (끝)
*참고논문
Hosseinioun, M., Neffke, F., Zhang, L., & Youn, H. (2025). Skill dependencies uncover nested human capital. Nature Human Behaviour,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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