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중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미국 등 5개국을 대상으로 교차문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회의를 늦게 시작하는 관행이 문화권을 초월해 보편적으로 나타남을 확인했습니다. 조사 대상자의 51%가 자신이 가장 최근에 참석한 회의가 최소 5분 이상 늦게 시작되었다고 답했습니다. 절반 이상의 회의가 정시에 시작되지 않는다는 의미죠.
그렇다면 왜 고작 5~10분의 지연이 이토록 큰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걸까요? 그것은 '부정적인 사회정서적 상호작용의 증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회의가 늦게 시작되면 이미 와 있던 참가자들 사이에 불만과 짜증이 쌓이고, 이는 회의 내내 미묘한 긴장감과 부정적 분위기를 형성하기 마련입니다. 정시에 온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기에 여기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감정이 협력 분위기를 저해하죠. 또한 회의 시작이 지연되면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흐트러지기 때문에 동기가 떨어진다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회의 시작 시간을 엄수하는 것은 에티켓, 그 이상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회의의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한 달에 20번의 회의를 하는 조직이라면, 절반이 5분씩만 늦게 시작해도 연간 약 600분, 즉 10시간의 생산적 시간을 잃는 셈입니다. 여기에 저하된 회의 품질과 부정적 조직 분위기까지 고려하면 실제 손실은 훨씬 클 수밖에 없겠죠.
조직 차원에서 '정시 시작 문화'를 강력한 원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늦는 사람을 절대 기다리지 마세요. 반드시 정시에 시작해야 합니다. 늦게 온 사람은 이미 시작된 회의에 방해가 되도록 허용해서도 안 되겠죠.
회의 시작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면, 강의 시작 시간은 어때야 할까요? 제 강의의 만족도와 효과를 위해서라도 저도 이제부터 정시에 강의를 시작해야겠습니다. 늦게 오시는 분들, 불만 가지지 마시기를.... ^^ (끝)
*참고논문
Allen, J. A., Lehmann‐Willenbrock, N., & Rogelberg, S. G. (2018). Let's get this meeting started: Meeting lateness and actual meeting outcomes.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39(8), 1008-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