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요청에 따라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플래닝’ 3기를 개설합니다. 일자는 11월 15일/22일입니다. 정원이 8명이라 빨리 마감되니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chatGPT 등 AI 도구를 활용하면 그간 '좋은 건 알지만 어려워서 못했던' 시나리오 플래닝을 아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AI에게 '적확한' 질문을 던질 줄만 안다면, 2~4개월 걸리던 시나리오 플래닝을 단 몇 시간만에 완료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수강 신청하기' 버튼을 클릭하세요.
혹시 이런 장면을 여러분의 조직에서 본 적이 있나요? 어떤 팀장이 완벽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데이터 분석과 경쟁사 분석이 아주 훌륭하고 여러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도 빈틈없이 수립돼 있습니다. 양도 굉장히 많아서 며칠 전에 지시한 과제인데도 PT 자료가 50페이지를 넘습니다.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 모두 감탄하면서 "어떻게 빨리 만들었지?"라고 물으니 팀장이 웃으면서 "AI의 도움을 받았죠."라고 답합니다. 의사결정의 질이 높아진 듯한 뿌듯함일까요? 지금까지 팀장이 발표한 내용에 신뢰가 간다는 듯 모두가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뿌듯함은 헛된 감정일지 모릅니다. 복잡한 문제 해결을 전문으로 하는 컨설턴트들을 대상으로 한 실증 연구에서 AI 도구를 활용한 리더들이 오히려 "의사결정의 질이 낮아지는" 현상이 관찰되었으니까요. 구체적으로 말하면, 원본 자료 대신 AI 요약만 읽고 결정하거나, AI가 생성한 트렌드를 검증 없이 전략에 반영하거나, AI가 작성한 인사평가의 편향성을 간과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AI의 폐해 중 하나입니다, AI에게 생각을 맡기는 '인지 아웃소싱(Cognitive Outsourcing)'을 허용하다 보니 '신속하게 그럴듯한' 답을 제시하는 AI에게 자신도 모르게 '복종'하고 있음을 발견하지 않나요? AI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다 보니 어느새 AI가 우리 사고의 출발점이 되어 AI가 만들어 놓은 프레임 밖에서 사고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런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우리가 'AI에게 아웃소싱했다'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의 질이 낮아지는 것이죠.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의사결정 시스템을 서비스하는 Decisive의 CEO 셰릴 아인혼(Cheryl S. Einhorn)은 AI를 가지고 일할 때는 AI 사용자(user)가 아니라 '의사결정자'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의사결정자처럼 행동하려면 AI가 내놓은 답을 보고 다음과 같이 4가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1. 권위 확인 (Authority Check): AI는 그저 작성자이고 여러분이 '권위자'입니다. 그그렇기에 AI가 내놓은 초안이나 자료를 보고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질문해야 합니다. "이 초안이 우리 조직의 가치와 맥락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나?" "AI가 제안한 이 방향이 내가 해결하려는 핵심 문제와 일치하나?"
2. 목적 확인(Purpose Check): AI는 확률에 기반해 답할 뿐입니다. 여러분은 '목적'에 기반해야 합니다. "이 과제의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가 무엇이고, AI 결과물에 모두 반영돼 있나?" "AI가 제시한 '다른 이들의 방식'을 우리가 따를 수 있나? 우리만의 방식이 있나?
3. 책임 확인(Accountability Check): 결과 책임은 AI가 아니라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이 정보가 틀렸을 때 나는 방어할 수 있나?" "이 제안이 실패했을 때 'AI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는 변명이 통할까?"
4. 진실 확인(Truth Check): AI는 확신에 차서 말하지만, 항상 옳지는 않습니다. "이 데이터의 출처가 검증 가능하고 최신의 정보인가?" "이 분석과 정반대되는 관점이나 데이터는 없나?"
AI에게 첫 번째 초안을 맡기되 그걸 읽고 나서 반드시 '사고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AI 결과물을 받은 직후 곧바로 사용하지 말고 커피 한 잔 마시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인가?"라고 되묻는 습관으로도 의사결정의 질은 높아지니까요. AI시대의 경쟁력은 AI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사고의 주도권'을 항상 유지하는 것에 달렸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