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이루어지는 성과 평가는 직원들의 1년간의 노고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성장을 돕는 과학적인 도구라고 믿는 분들이 대부분일 텐데요, 사실 성과 평가는 정해진 대본에 따라 각자의 역할을 연기하는, 조직 내에서 가장 크고 비싼 '연극(Theatrical performance)'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는 현재의 성과 평가가 얼마나 '보여주기식(Performative)'으로 전락했는지 날카롭게 꼬집는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이 기사는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고 지적합니다. 직원은 AI를 이용해 자신의 평범한 성과를 화려한 언어로 포장한다는 위험, 관리자는 다시 AI를 활용해서 피드백을 생성한다는 위험, 평가의 본질인 '인간적 교감과 성장'은 사라진다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성과 지표(KPI)를 더 잘게 쪼개고 다면 평가를 도입하면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아직 많은데요, 하지만 복잡한 시스템은 오히려 구성원들이 '일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평가받기 좋은 일'에 몰두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질적인 기여보다 평가 시즌에 맞춰 얼마나 자신을 잘 포장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셈이죠. AI가 이런 왜곡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음을 우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이런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관리자의 역할이 '심판'에서 '코치'로 시급히 변화해야 합니다. 특히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주는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연말에 5시간을 투자해 완벽한 문장으로 피드백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보다 매주 10분씩 티타임을 가지며 "이번 주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무대 위에서 엄격한 심판관을 연기하는 것을 멈추고, 무대 아래에서 함께 땀 흘리는 코치가 돼야 한다는 뜻이죠.
진정한 성과는 1년에 한 번 작성하는 화려한 문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와 즉각적인 피드백의 축적에서 비롯됩니다. 결론적으로, 진정한 평가는 연말에 행해지는 측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상의 업무 속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솔직하고 살아있는 대화여야 합니다.
"지금 업무를 하면서 가장 방해가 되는 요소(Bottleneck)는 무엇이고, 내가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이런 질문 하나로 '평가자와 피평가자'라는 경직된 구도에서 '지원자와 파트너'라는 협력적 구도로 전환시켜 줍니다. 진짜 일을 되게 만드는 진짜 대화를 시작해 보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