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는 '효율성의 해(Year of Efficiency)'를 선언하며 수만 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과정에서 중간관리자들을 집중적으로 감축했습니다. 금융기업인 씨티그룹(Citigroup) 역시 제인 프레이저(Jane Fraser)의 주도 하에 13단계였던 관리 계층을 8단계로 대폭 줄이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죠.
이렇듯 많은 기업들이 조직 플래트닝(Flattening) 열풍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바로 AI입니다. AI가 업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알아서 취합해 경영진에게 보고해 주니까 중간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통제하던 관리자들이 별로 필요 없다는 논리에 기반한 것이죠.
하지만 AI가 고도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중간관리자가 핵심이라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의 보도에 따르면, 중간관리자를 무작정 줄인 조직들은 심각한 역풍을 맞았다고 합니다. 정보의 흐름이 끊기고, 실무자들의 업무 과부하가 극에 달했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생산성과 직원 유지율(Retention)이 급감했다고 하죠.
왜냐하면 중관관리자는 '위에서 아래로 지시를 전달하고, 아래에서 위로 보고를 올리는 파이프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더 큰 역할을 중간관리자들이 수행하기 때문이죠.
팀원들은 복잡한 사내 갈등이 생겼을 때 누구에게 기댈 수 있을까요? 바로 중간관리자입니다. 또 본인의 성과에 대해 누구로부터 피드백을 받아야 할까요? 역시 중간관리자죠. 만약 어떤 직원이 여러 이유로 슬럼프에 빠지거나 직원들의 이직 행렬이 이어진다면 누가 현장에서 이를 대처해야 할까요? 다시 물을 것도 없지 바로 중간관리자입니다.
AI는 멋진 분석 보고서를 쓸 수 있지만 직원의 슬럼프를 알아채고 따뜻하게 위로할 수는 없습니다. AI는 프로젝트 일정을 빈틈없이 짤 수 있지만, 부서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이간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조율할 수 없죠. 기술이 발전하고 비즈니스 환경이 AI로 재편될수록 팀을 하나로 묶는 '인간적 연결고리'로서 중간관리자의 가치는 수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간관리자는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조직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이면서 동시에 팀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심장'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AI라는 거센 변화 앞에서 직원들의 손을 잡고 높은 파도를 함께 넘는 중간관리자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가 바로 요즘입니다.
"AI를 도입했으니 팀장 자리만 차지하는 이들을 줄일 수 있겠어."라고 단정하는 리더가 있다면, 본인이 일반 직원의 입장에서 '관리자 없는 환경'을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극복할지 한번 상상해 보기 바랍니다. 아마 불가능할 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