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사람들은 1분 1초도 쉬지 않고 땀 흘려 일하는 것만이 성과를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여깁니다.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조직에서 도태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하죠.
AI의 위협과 함께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여러분은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기 위해 애씁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2년 업무 동향 지표는 리더와 직원들이 겪는 이러한 현상을 생산성 편집증(Productivity Paranoia)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굳이 필요 없는 회의에 참석하고, 시도 때도 없이 메신저에 즉각 답장하며 가짜 바쁨(Busyness)을 연기한다고 말이죠.
그러나《Relentless》의 저자 크리스 로벳(Chris Lovett)은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는 침대에서 뒹굴거릴 때 나왔다"고 말합니다. 그는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한 가지 법칙을 발견했습니다. 가장 영리하고 번뜩이는 기획들은 언제나 책상 앞이 아니라, 주말 아침 침대 위에서 목적 없이 뒹굴거리며 멍을 때릴 때 찾아왔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자신의 신간 출판 행사를 기획하면서 이 개념을 도발적인 방식으로 증명했습니다. 보통의 출판 기념회는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쉴 새 없는 명함 주고받기, 저자의 강연과 사인회 등으로 시간을 꽉 채우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로벳은 참석자들에게 황당한 요구를 했습니다. 행사 당일 캘린더에 공식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1시간(Do nothing hour)'을 강제로 비워두고, 행사장 안에서 그 누구와도 대화를 하지 않고서 가만히 있으라는 주문이었죠.
처음에는 불안해하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참석자들은 뇌가 완벽한 휴식 상태에 도달하자 해방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게으른 1시간'이 끝난 후 진행된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몇 달 동안 끙끙대도 나오지 않을 기발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고 하네요.
우리의 뇌는 복잡한 문제 해결에 주의력을 장시간 쏟고 나면 극심한 피로를 느낍니다. 이때 아무런 목적 없이 시선을 배회하게 두는 부드러운 매혹(Soft fascination) 상태에 빠져야만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가 활성화되어 창의적인 통찰을 끌어올릴 수 있죠.
여러분이 연일 계속되는 회의와 고민으로 결정 마비(Decision Paralysis) 상태에 빠졌다면 "어떻게든 끝내야 해"라고 스스로를 닦달해서는 안 됩니다. 하던 일을 완전히 멈추고 뇌의 전원을 잠시 내리는 게 훨씬 좋습니다. 게으름을 '시간 낭비'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일에 쏟을 에너지를 충전하는 고도의 작업'으로 리프레이밍(Reframing)해야 하죠.
여러분의 달력에 딱 '15분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Do nothing)'을 공식 일정으로 블록(Block)해 두세요. 스마트폰을 보거나 동료와 수다를 떠는 것도 안 됩니다. 창밖의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여러분의 시선이 '방황'하게 두세요. 15분간의 '뇌의 휴가'가 여러분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전략적 게으름'이 될 겁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