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 발송 시스템의 이상으로 7월 3일자 경영일기를 이제 발송합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지금 여러분 주변의 동료들을 한번 훑어보세요. 혹시 모니터를 뚫어져라 응시하며 미간을 찌푸린 채 마우스를 바쁘게 클릭하는 김 대리가 보이나요? 박 과장은 책상 위에는 서류를 잔뜩 쌓아놓고 심각한 표정으로 읽고 있지 않나요? 누가 봐도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일 텐데요, 사실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알고보면 일을 다 끝내놓고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파일을 정리하면서 바쁜 척 하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바쁜 척 하는 이유를 '나태함' 때문이고 여기겠지만, 직원들이 그렇게 바빠 보이는 연기를 하는 까닭은 조직이 그런 모습을 원하고 보상하기 때문입니다. '생산성 극장(Productivity Theater)' 혹은 '보여주기식 업무(Performative Work)'가 '바쁜 척 한다'라는 의미로 쓰이는데요,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성과가 결과물이 아니라 자리에 앉아 있는 시간과 바쁨의 정도로 직원을 평가하는 조직문화 때문입니다. 직원들에게는 바빠 보이는 것이 생존을 위한 활동의 일환인 셈이죠.
직원들이 '바쁜 척 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유능함의 저주(Performance Penalty)'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3일이 주어진 기획안 작성 업무를 뛰어난 집중력으로 단 하루 만에 끝냈다고 해보세요. 그러면 그가 나머지 이틀을 온전히 쉴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동료가 지연하는 업무를 떠맡거나, 팀장이 새로운 오더를 내리겠죠. 일찍 끝낼수록 일이 더 쌓이니 직원들은 '바쁜 척' 선수가 되도록 만드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저 역시 1주일 걸릴 일을 2~3일 안에 끝내더라도 상사에게는 절대 미리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에 보고서의 디자인(내용이 아니라 치장)을 바꾸면서 열심히 하는 척 했습니다. 일찍 일을 했다고 해서 팀장이 '그래 좀 쉬어'라고 절대 안 하더라고요.
과정의 고단함을 성과라 착각하지 마세요. 그리고 칭찬의 방향을 바꿔 보세요. "어제 밤늦게까지 고생 많았어" 혹은 "요즘 엄청 바빠 보이네"라는 시간과 태도에 대한 칭찬은 줄이세요. 그 대신, "이번 기획안의 A 포인트가 정말 훌륭해"라고 구체적인 '결과'를 가지고 칭찬해야 합니다. 칭찬 혹은 평가의 기준이 '얼마나 바쁜가'에서 '무엇을 이루었는가'로 바꿔야 직원들의 '일하는 척' 비율이 크게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