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많은 기업의 AI 전략이 도입 단계부터 삐걱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기술 자체의 결함이나 도입 속도가 아니라, 경영진과 직원 간의 심각한 '기대치 격차(Expectations Gap)'에 있다는 것이 설문조사의 시사점입니다.
임원들은 향후 3년 안에 AI가 자사의 생산성을 평균 1.4% 높이고, 고용은 0.7% 줄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반면, 동일한 설문에 응한 일반 직원들은 AI가 자신의 회사에서 고용을 오히려 0.5% 늘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AI 전략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이유라고 연구진은 밝힙니다.
경영진은 비용 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인력 감축을 염두에 둔 AI 자동화 프로젝트를 서두르지만, 직원들은 AI를 자신의 번거로운 업무를 덜어주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여 부서가 확장될 수 있도록 돕는 '조수'로 기대하죠. 그러니 인력 감축이라는 회사의 의도를 간파한 직원들이 AI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겁니다.
데이비드 디 크리머(David De Cremer) 교수는 HBR 기사를 통해 경영진이 당장 눈에 보이는 병목현상, 비효율, 경쟁의 압박 등 '가장 시급한 문제'에만 AI를 욱여넣으려는 태도를 '조급함의 덫(Urgency Trap)'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러한 '소방수' 역할로만 AI를 급하게 도입하면 파편화된 문제 해결에 그칠 뿐, 지속 가능하고 전사적인 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AI 전략을 위해서는 당장의 고충을 덜어내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조직의 '명확한 목적(Purpose)'과 '장기적인 가치(Long-term Value)'에 기초해야 합니다.
새로운 AI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이것이 단지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지속 가능한 전략 목표를 위한 것인지, 그 결과물을 종이에 적어보십시오. 맹목적인 조급함을 버리고 AI를 장기적인 전략의 도구로 바라봐야 AI 전략이 조직의 변화를 이끄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