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직원의 캘린더는 회의 일정으로 빈틈없이 꽉 차 있고, 이메일 수신함에는 읽지 않은 메시지가 수십 통씩 쌓였습니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이 회의실에서 저 회의실로 잰걸음으로 이동하고, 자리에 앉아서는 곧바로 키보드를 두드립니다. 여러분이 A직원의 모습을 바라본다면 그를 일 잘하고 충성도 높은 직원이라고 평가할지 모르지만 '바쁨'을 곧 '생산성'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걸 조심해야 합니다.
미국의 기업가인 크리스티나 람(Christina Rahm)은 "활동(Activity)과 영향력(Impact)은 결코 같지 않으며, 이 둘을 혼동하는 것은 리더가 저지를 수 있는 가장 값비싼 실수 중 하나"라고 지적합니다. 조직이 쉴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데도 정작 중요한 핵심 목표는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아무리 바쁘게 일한다 해도 조직이 '죽어간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조직 문화가 '바쁨' 자체를 칭송하면, 직원들은 전략적으로 생각하기를 멈추고 그저 상사가 큰 소리를 내며 지시하는 긴급한 일에만 수동적으로 반응하게 되죠.
갤럽(Gallup)의 연구에 따르면, 직장인 중 회사에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역할과 기대치가 모호할 때, 사람들은 그 공백을 '바쁜 활동'으로 채우려는 경향을 보이죠. 당장 유용해 보이는 자잘한 일들을 닥치는 대로 떠맡으면서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임을 증명하려는 것입니다.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회의 시간을 늘리는 조직들이 제법 많은데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분석에 따르면 회의 시간의 약 70%는 직원들이 핵심 업무를 완수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온종일 회의에 참석하고 그 탓에 매일 야근한다고 해도 '바쁨'이 실질적인 '성과'를 갉아먹고 말죠.
'일 잘하는 것'의 정의를 다시 내리세요. 진정으로 탁월한 팀과 개인은 가장 많은 일을 하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단순한 활동량보다 우선순위, 집중력, 그리고 명확한 결과물을 중요하게 여기죠. 의미 없는 바쁨은 성공의 증거가 아니라, 명확한 전략이 부재하다는 뼈아픈 고백일 뿐입니다.
매일 업무가 바쁘게 돌아간다면 그 바쁨이 의미있는 바쁨인지를 평가해 보세요. 무조건적인 바쁨에서 벗어나 현명하게 사고할 여백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성과(Impact)'를 만들어내기 위한 기본 조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