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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고객 불만 건수가 크게 늘었다는 그래프를 보고 CEO가 임원들을 모아 놓고 심각한 표정으로 묻습니다.
“이 문제가 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거지?”
그런데 회의실에서 몇 층 아래에 있는 팀원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고객과 매일 통화하는 상담 직원도, 매장에서 제품을 파는 직원도, 생산라인에서 직접 작업하는 직원도 몇 달 전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죠. 경영진에게는 갑자기 발생한 문제였지만, 현장에는 오래된 문제였으니까요.
HR Executive에 실린 제임스 D. 화이트와 크리스타 화이트의 글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합니다.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직원들은 경영진이 보지 못하는 것을 먼저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직원들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발견한 신호를 조직이 듣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많은 리더들은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하세요.”라고 말하면 직원들이 알아서 문제를 보고할 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착각입니다. 직원은 입을 열기 전에 여러 가지를 계산하니까요.
‘이걸 말하면 괜히 일을 크게 만드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 ‘임원이 추진하는 일인데 반대 의견을 내도 될까?’ ‘말해봤자 달라지는 게 있을까?’
결국 직원에게 필요한 것은 발언할 기회가 아닙니다. '내가 발견한 문제를 말했을 때 조직이 수용한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토요타의 ‘안돈(Andon)’ 시스템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토요타 생산방식에서는 작업자가 품질 이상이나 작업 지연과 같은 문제를 발견하면 호출 버튼이나 정지 장치를 통해 즉시 관리자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생산라인도 멈출 수 있죠. 안돈이라는 표시판에는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가 나타나고 담당자가 그곳으로 달려갑니다. 안돈 시스템은 ‘이상이 발생하면 먼저 멈추는’ 방식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라인을 멈춘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현장에서 문제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에게 조직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을 줬다는 것이죠. 문제가 발생한 순간을 가장 먼저 발견하는 사람은 일선 작업자일 가능성이 높은데요, 그가 보고서를 작성해 팀장에게 보고하고, 다시 부장과 임원의 결재를 기다리느라 문제를 방치하기보다 그 자리에서 신호를 보내도록 하는 게 훨씬 효과적임을 토요타는 간파한 셈입니다.
고객 불만이 크게 늘었다는 것에 당황한 CEO가 다시 묻습니다.
“왜 아무도 미리 이야기하지 않았는가?”
이 질문은 옳은 질문이 아닙니다. “직원들이 왜 말하지 않았는가?”가 아니라 “우리 조직의 시스템은 현장의 작은 신호가 위로 올라오게 만들어져 있는가?”라고 물어야 하니까요.
좋은 조직은 문제가 없는 조직이 아닙니다. 문제가 빨리 수면 위로 올라오는 조직이 좋은 조직입니다. 위험한 조직은 문제가 많은 조직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데도 이상할 만큼 조용한 조직이죠.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격언은 조직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무소식은 경보 장치가 꺼졌다는 위험 신호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