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은 "그거 그냥 AI 시키면 금방 뚝딱 나오는 거 아니야?"라며 무작정 빠른 결과물만 요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압박을 받은 직원들은 새로운 도구를 탐색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학습할 여유를 빼앗기죠. 그래서 직원들은 아직 배우는 중이라고 솔직히 인정하기보다는, AI를 쓰는 척 연기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더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자연스러운 심리죠.
이 조사는 또 하나의 중요한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바로 "회사가 AI로 인한 직무와 고용의 변화에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계획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이 59퍼센트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회사의 교육과 자원, 지원이 충분하다는 데 강하게 동의한 사람은 21퍼센트에 그쳤죠. 이것은 AI와 관련해서 '회사가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과 '직원의 AI 활용을 위해 회사가 제공하는 것' 사이에 제법 큰 간극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기업들은 직원들의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쇼피파이(Shopify)가 그렇습니다. 이 회사는 2025년 공개된 CEO의 메모에서 AI 활용을 직원의 기본 기대사항으로 제시하고, 성과평가와 동료평가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과연 어떻게 평가에 반영해야 할까요?
가령 두 직원이 고객 제안서를 작성했다고 해보세요. 한 사람은 AI로 수십 장을 작성했지만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고 반나절을 더 썼습니다. 다른 사람은 고객의 요구사항에서 빠진 항목을 찾는 데만 AI를 썼죠. 활용 횟수나 생성한 문서의 양을 따지면 전자가 앞설 텐데요, 하지만 고객에게 더 나은 제안서를 전달하는 데 누가 기여했는지는 별도로 따져야 하겠죠.
그렇기에 리더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AI를 얼마나 썼습니까?”에서 “어느 단계가 나아졌고, 어디에 추가 작업이 생겼습니까?”로 말입니다. 초안 작성 시간이 줄었더라도 검증과 수정 시간이 늘었다면 그것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AI를 쓰지 않기로 한 판단도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학습 자료로 다뤄야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AI 사용 실적보다 업무 개선에 집중할 수 있겠죠.
리더의 맹목적인 'AI 사용 압박과 장려'는 생산성을 높이기는커녕 'AI를 쓰는 척하는 문화'로 변질되고 맙니다. AI와 관련하여 직원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지를 먼저 충분히 고민하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