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느끼는 속도감과 조직이 실제로 움직이는 속도는 얼마나 일치할까요? 모두들 경험했을 테지만, 리더가 지시할 때 예상하는 시간과 직원들이 그 지시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있습니다. 예컨대, 리더는 10일이면 충분하다고 짐작하지만 직원들은 20~30일 짜리 일이라고 느낀다는 것이죠. 리더는 10일 이후에 실행할 다음 과제를 구상하지만, 직원들은 아직 지시한 업무를 완료하기는커녕 아직 지시를 실행할 준비조차 못했을 수 있습니다.
짐 디터트와 라훌 반다리는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기고에서 리더에게도 상황에 맞게 속도를 높이거나 낮추도록 도와주는 사람, 즉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직장인 125명에게 현재 또는 과거의 리더를 떠올려 달라도 요청하자 응답자의 93% 이상은 상황에 맞지 않는 속도로 움직이는 리더를 묘사했다고 하네요. 얼마나 많은 리더들이 자기 속도를 밀고 나가는지를 알려주는 결과입니다.
빠른 사람을 ‘추진력이 좋다’고, 느린 사람을 ‘신중하다’고 표현하곤 하는데요, 이런 표현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방패가 되기도 하죠. 직원이 준비할 시간을 달라고 하면 추진력 있는 리더는 답답해하고, "이제 좀 결정해 달라"고 하면 신중한 리더는 "왜 이리 성급해?"라고 핀잔을 줍니다. 리더는 본인에게 편안한 속도를 기준으로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평가하고 여깁니다. 결국 자신의 편안함을 기준으로 타인의 일하는 방식을 평가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페이스 메이커가 필요한데요, 그는 리더가 어떤 일을 시작할 때마다 이렇게 묻죠. "그걸 하려면 기존의 무엇을 중단할 겁니까?" 이 질문은 리더가 조직의 여력과 실행 순서를 함께 고려하도록 유도합니다. “이 과제를 새로 추가한다면 어느 업무의 마감일을 미루겠습니까?”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팀장이 고객 대상의 작은 서비스 시험을 앞두고 계속 추가 자료를 요구한다고 가정해 보죠. 이때 페이스 메이커는 “고객 열 명에게만 2주간 시험해 보고, 불만이 이 수준을 넘으면 중단하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제안할 수 있죠.
페이스 메이커를 정한 다음에 리더는 본인의 발언을 유의해야 합니다. 페이스 메이커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제안하면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답한다면 어떨까요? 페이스 메이커는 그 다음부터는 절대 입을 열지 않겠죠.
오늘은 여러분과 함께 일하는 한 사람에게 이렇게 물어보기 바랍니다. “이번주에 저의 결정 때문에 불필요하게 서두르거나 기다리는 일이 있나요?” 리더의 속도계와 직원들의 속도계를 일치시키는 것도 긍정적인 팀워크 조성에 중요한 방법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끝)